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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글부터 쓸까 고심하다 '0과 1이 만들어가는 디지털 세상'이라는 멋진 타이틀이 떠올랐다.
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는 경계가 모호한 아날로그 세상이다. 시간이 1초, 2초로 나누어지지만 막상 그 1초를 쪼개자면 수없이 쪼갤 수 있는 사실상 경계가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세상인 것이다. 하지만 디지털 세상은 0과 1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세상이다.
왜 하필 0과 1일까? 그것은 디지털을 표현하는 것을 우리가 알기 쉽게 표기하기 위한 것일뿐, 본질은 On과 Off다. 즉, 있는 것과 없는 것이다. 완벽한 이분법이다. 그 중간의 상태는 없다. 이것은 표현을 최대한 단순히 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기 위함이다.
0, 1, 10, 11, 100, 101... 11010101010... 이렇게 표현되는 디지털은 세상을 어떻게 표현할까?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디지털 데이터는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을 완벽하게 저장하고 재현할 수 있을까? 처음에도 아날로그를 설명하면서 말했듯이 무한정 쪼갤 수 있는 현실세계를 이분법으로 단순화 시켜버린 디지털은 100% 이 세상을 표현할 수 없다. 반드시 손실이 발생한다. 그 손실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는 1초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수준의 이분법이 겹쳐져야하는 것이다. 문제는 이렇게 정교하게 현실을 디지털화 시키기 위해서는 단위 하나의 디지털 표현이 길어진다는 점이다. 단순하게 10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개념이 10101110101011111011001 이런식으로 길어진다는 것이다.
<영화 메트릭스에서는 이런 디지털화 된 세계를 표현해주고 있다. 물론 실제로 메트릭스가 만들어진다면 관람객을 위한 친절한 표현은 생략된 채 의미를 알 수 없는 0과 1의 무한반복만 보여질 것이다.>
그렇다면 장래에 좀 더 정교한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진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데이터는 어떻게 할 것인가? 막대한 크기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아키텍쳐가 새로 만들어져야하지 않을까? 이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.